2016/스카우트! 녹턴 [完]

묘지기의 심야 에필로그 1화

0000000005 2017. 9. 5.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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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해준 ㅇㅇ에게 감사하며 읽읍시다




수예부 부실



슈:안 돼. 봉제가 어설퍼. 다시 만들어.


쿠로:까다롭군…… 그러니까 납기를 못 맞추잖아, 네 디자인대로 하면 새해는 커녕 간지가 한 바퀴 돌 거다. 타협도 필요해. 크리스마스잖아, 산타는 『지각해버렸습니다~♪』로 끝나진 않는다고. 볼품없더라도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나을』텐데.


슈:견해의 차이군, 너랑은 그뿐이다. 산타클로스를 예로 이야기를 꺼냈다만, 왜 현대에 와서 그 신성이 손상됐다고 생각하는 거냐. 어린아이의 꿈을 억지로라도 지키려고 하지 않은 어른의 나태와 안이한 상품주의에 의한 조제남조 때문이겠지. 유명무실한 꿈따위, 몇 번이나 우려낸 변변찮은 차에 지나지 않는단 거다.


쿠로:그런가, 딱히 대충 하라고 하고 싶은 건 아니었는데……. 조금 더 효율적으로 하라고 한 거야, 공업제도 딱히 나쁜 건 아니라고.


슈:나는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아. 공장산 대량생산품에 신은 결코 머물지 않아.


쿠로:그보다, 이츠키……. 전부터 말하고 싶었는데, 예술가를 자처할 거라면 왜 아이돌을 하는 거야. 대중오락이잖아, 예술과는 상반되는 거다만.


슈:너는 『홍월』에서 뭐를 배워온 거지, 키류. 아이돌이 예술이어선 안 된다고 누가 정한 거지, 나는 그 세간의 억측을 타파하고 싶단 거다.


쿠로:아아……. 하스미 나리가 말했지, 어떤 문화도 전통도 처음에는 상스러운 것으로 얕보였다고. 높은 곳을 지향하지 않으면 발전도 없고, 소비돼 끝난다고. 너는 옛날부터 아이돌을 좋아했었지, 좋아하는 게 사라지는 건 싫었단 건가.


슈:당연하잖아. 참고로 나는 계속 말했다만, 회고주의는 아냐. 승석문 토기에 존재하는 건 역사적 가치 뿐이야, 아무리 봐도 아름답지 않아. 하지만 선인들이 계속해서 노력과 연구, 번뜩임과 발견을 화려하게 발휘하여 미를 세련되게 만들었어. 그 공적을 존중하고, 나도 그런 인류의 문화에 포함된 한 가닥의 실이 되고 싶어. 애초에 예술과 미술 등은 그저 살아있을 뿐인 짐승에게는 결코 필요 없어. 사느냐 죽느냐의 갈림길에서는, 고상한 예술작품 따위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단 거다. 하지만, 그렇기에 가치가 있다. 그걸 추구할 의의도 있어,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예술은, 인류라는 이 혹성에 있어서 귀족의 특권이자 의무란 거다. 눈앞에 있는 걸 당연단 듯 소비할 뿐인 속물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것 같다만.


쿠로:산다는 건 큰일이니까. 하루벌어 밥을 먹고 자고 일어나고, 그걸 반복하니 말이지, 눈치챘을 땐 노인이잖아. 너 처럼은 제법 살 수가 없지.


슈:……음? 농! 키류, 왜 마음대로 어레인지한 거지? 귀여워져버리잖아!?


쿠로:귀엽고 좋잖아, 전단지를 나누어줄 때 의상이라고……. 네 디자인도대로 만들면 아이는커녕 어른도 무서워서 다가오지도 않는다고.


슈:그, 그런가? 하지만, 아이가 좋아한다는 『괴수』로 했단 거다? 아아 카게히라가, 어린이용 소프트비닐제 괴수를 골라온 건데……?


키류:배려는 했다만 이츠키가 만들다 좀 어긋난 것 같군. 그냥 무섭잖아, 호러 영화 의상을 만들지 말라고.


슈:애초에 『괴수』는 공포의 상징일 터다, 봤을 때 호의를 품는 구조여서는 안 돼. 나는 원리주의자도 아니다만, 본질을 잊으면 뭐가 뭔지 모른다고.


쿠로:처음에는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긴 역사 중에서 무수한 작품이 있었으니까…… 『괴수』의 인상도 변한 거야, 왜 아이가 좋아하는지 생각해봐.


슈:흠. 인지하지 못하는 존재에 대한 경외심에 기원하는, 스톡홀름 증후군같은 공포를 뒤집어서 동경 혹은 아첨……이 아닌가?


쿠로:아니, 『멋지니까』잖아.


슈:흥미롭군, 『멋지다』는 것도……. 음~, 허나 왠지 진리의 한 부분을 붙잡은 것 같아. 조금 디자인도를 바꿔볼게, 이 방면으로 접근하는 건 어떨까.


쿠로:음, 그쪽그쪽. 이츠키~, 이쪽도 소재부터 다시 보자고.


츠무기:…저 두 사람, 계속 까다로운 대화를 하고 있는데 손이 전혀 멈추지 않는게 굉장하네요. 저 뭔가, 두 사람의 대화에 정신이 팔려서 작업이 전혀 진행되지 않아요.


미카:저 둘은 엄청나지만, 츠무쨩 선배도 역시 수예부구마~ 음청 잘해서 감동했다, 내는 아직 임시로 잠그는 단계인데 잊고 펼쳐서 엉망이 됐대이.


츠무기:미카군도 수예부잖아요. 슈군은 가르치는 건 그다지 능숙하지 않으니까요, 천재니까……. 뭔~가, 기초적인 점이 몇개 빼먹은 것 같아요.


미카:응아~, 막힐 때까지는 독학으로 하라꼬 스승님이. 이상한 버릇이 들어뿌지만, 그게 미가 된다고……. 교과서대로 하는 거면, 공장에서 만드는 거랑 똑같아진댔다.


츠무기:아아, 슈군답네요. 보통은 쓸데없이 돌아서 가게 될 뿐이지요, 제대로 기초부터 단계적으로 잘 터득해 나가야죠. 저, 기본적인 것만이라도 가르쳐 드릴까요. 수예부 선배니까요, 일단. 쓸데없는 민폐, 일 지도 모르지만.


미카:응, 가르쳐도. 내 망가진 거 고치는 건 잘하는디, 디자인도대로 마무리하는 게 힘들대이. 뭔~가, 삐뚤어져삔다.


츠무기:미카군이나 슈군은 자잘하게 지시하지 말고 테마만 주고 마음대로 창작하게 시키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뭐, 일이니까, 창작의욕을 폭발시키면 안 되지만요.